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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 뮤지컬 영화 '영웅'

by 무비뷰어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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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의 영웅

대한민국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화 '영웅'을 2022년 12월 21일 드디어 스크린으로 만나게 되었다. 전쟁포로가 아닌 살인의 죄목으로 그리고 조선이 아닌 일본 법정에 선 우리의 영웅이 다시금 대한민국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웅

대한제국의 의병장이자 정치사상가인 안중근이 3년 내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피로 맹세하며 동지들과 함께 네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이른바 단지동맹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독립을 위해 모든 결심을 마친 안중근은 그 결의를 행사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그곳에서 동지들과 께 거사를 준비한다. 한편 정체를 위장하여 정보원으로 활동 중인 설희가 위험을 무릅쓰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설희의 노력으로 결국 일본군의 기밀이라 할 수 있는 정보를 알아내는데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의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곧 하얼빈으로 이동한다는 일급 기밀 이었다. 정보는 곧장 동지들에게 전달되었고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함으로서 조선의 독립을 앞당기고자 한다 . 1909년 10월 26일, 결전의 날을 맞이한 안중근은 하얼빈역에 도착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끝내 사살하는데 성공한다. 현장에서 그는 도주하지 않고 겸허히 체포에 응하였고 이내 일본군에게 끌려갔다. 하지만 그가 전쟁포로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받고 이로써 일본 법정에서 판결을 받게 된다고 하자 조선인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안중근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본에게 항의를 표명하고 불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활동하던 때에 정작 안중근의 어머니는 항소 하는 것 자체가 일본에 고개를 숙이는 것과 다름 없다며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영광된 죽음을 맞이하라는 편지와 함께 수의를 지어 보낸다. 안중근은 결국 1910년 3월 26일 여순 감옥에서 순국하였고 독립 후 유해를 조국으로 인도해 달라던 유언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유해를 찾을 수 없다는 메세지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난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이 영화는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 등 가볍고 진부한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 영화로 시작을 했던 그였지만 부산행과 국제시장을 모두 천만관객 영화로 등극시키며 일약 스타감독에 올랐다. 한국 영화계에 유래없는 2연속 천만관객을 동원한 감독으로 떠오른 것이다. 안중근은 동명의 연극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영화로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우리에게 친숙한 뮤지컬 원작 그대로를 가져왔다.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과 절대 잊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며 이 마음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조금이라도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국광복, 독립만을 염원하는 마음 하나로 조국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운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들이다. 백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현재에도 그 당시의 간절하고 뜨거운 순간을 그려내 전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철저한 학습과 조사를 통해 사실 그대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를 넘나드는 대규모 촬영을 감행했고 사실적이고 광대한 세트를 제작해가며 진행했다.  이전의 뮤지컬 영화들은 촬영을 먼저 마친 후 노래를 녹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안정적인 창법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윤제균은 영화의 모든 노래 장면을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하는 방식으로 촬영하였고 이를 통해 모든 곡들이 좀 더 현실감과 생동감이 넘침은 물론 당시 연기에 몰입되어 극대화 되어있는 배우들의 감정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었다. 감독은 물론 배우들도 앞장서 몇 번이고 촬영을 반복함으로써 좀 더 완성도 높은 장면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뮤지컬

영화는 안된다는 선입견이 아직은 많다. 특히나 뮤지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더욱 낯선 방식의 영화이다. 영화가 주는 몰입감을 노래와 춤이 등장하며 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시작해서 장장 14년을 안중근 역으로 무대를 평정해온 배우 정성화의 캐스팅이 아주 탁월했다. 감동을 극대화 하기 위해 라이브 녹음으로 촬영을 고수했고 스튜디오 녹음이 불가피한 상항을 제외한 영화의 70%에 해당하는 장면을 모두 현장에서 생생한 가창으로 담아낸 성과가 있었다. 배우들이 수개월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다. 독창 연기에서 장면을 나눠찍지 않고 노래를 완창하는 방법으로 촬영하여 감정연기와 호흡을 그대로 담아낸 방식도 성공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도 분명 훌륭하고 그만의 형식을 기대하며 뮤지컬을 관람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건 뮤지컬도 좋지만 영화가 주는 감동은 뮤지컬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노래나 춤이 관객의 몰입이나 감정선을 깨뜨리지 않고 오히려 증폭시키는 뮤지컬 영화라면 분명 가슴이 뜨거울만 할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영웅 안중근의사의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역사적 영웅 안중근의사의 일대기를 뮤지컬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오는게 한편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비장함과 절규, 아픔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노래, 특히나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가 절절한 마음을 담아 아들에게 영광되게 죽으라며 부르는 노래는 분명 나 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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