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넘는 시나리오, 인셉션

2010년 개봉작 인셉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0년작 인셉션. 경이로운 상상력에 치밀한 이야기를 더해 상상을 뛰어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놀란 감독의 상상력에 정말 놀란다' 라는 현재로서는 아재수준도 안되는 말장난이 난무하기도 했지만 정작 영화의 내구성 만큼은 장난 없이 놀람 그 자체였다. 

 

인셉션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발견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주인공 코브다. 코브는 아서와 꿈을 이용해 그 사람의 비밀을 훔쳐오는 일을 하고 있다. 코브의 아내 멜은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살하는데 사전에 정신과를 통해 본인의 정신이 온전함을 증명하는 서류를 준비하고 남편이 자신을 죽인것과 다를바 없다는 유서를 작성해 결국 그를 도망자 신세로 만들고 만다. 멜은 코브의 무의식속에 등장해 그가 하는 모든 일에 방해를 하게 되는데 결국 그로 인해 작전에 실패한 코브는 의뢰기업을 피해 또 다시 도망을 치려한다. 이 때 작전의 대상자였던 사이토가 한 사람의 생각을 바꿔만 준다면 멜의 살해 혐의를 벗게 해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한다. 살해 혐의로 인해 고국에 있는 자녀들을 만날 수 없었던 코브는 이 제안을 수락하게 되는데, 이 작전이 바로 인셉션 이다. 인셉션의 대상은 로버트피셔. 로버트의 아버지 모리스는 사이트의 경쟁 기업 오너로 건강 악화로 인해 겨우 생명을 유지시키고 있다. 사이토는 모리스의 후계자인 로버트가 아버지의 기업을 이어 받으면 직접 해체시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코브는 로버트에게 접근해 설계한 작전을 진행한다. 1단계의 꿈에 진입하고 다시 2단계의 꿈으로 진입, 또 다시 3단계의 꿈에 진입한 코브는 작전에 성공할 무렵 멜을 마주하게 되고 멜이 로버트를 죽여 그를 림보에 빠뜨리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로버트가 없으면 작전에 성공할 수 없는 상황. 코브는 림보에 뛰어 들어 그를 찾아내고 결국 작전에 성공한다. 하지만 코브가 로버트를 찾는 동안 사이토마저 림보에 빠지게 된다. 작전에 성공했지만 의뢰자인 사이토가 없으면 약속한 대가를 받을 수 없는 코브. 림보에 남아 그를 찾아낸 코브는 현실과 꿈을 분간하지 못하는 사이토를 설득해 결국 현실로 돌아오고 그 와의 약속대로 멜의 살인 혐의를 벗어내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아이들을 안을 수 있게 된다. 영화는 꿈과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 코브가 버릇처럼 돌리는 팽이를 비추며 끝이 나는데..팽이는 멈출 듯 말 듯 한 움직임으로 확실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시나리오

는 베트맨 감독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이다. 그는 십대때부터 꿈에 대해 이상적인 환상을 가졌는데 꿈에서는 모든것을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그 때부터 장장 10년의 세월동안 이 이야기는 준비되어 왔다. 지금과는 설정이 달라 시작은 공포에 근접한 시나리오였다. 이후 오랜시간동안 발전을 거듭해오다 현재의 시나리오가 완성되었다. 영화에서 코브의 불안이자 걸림돌이었던 아내 멜은 부정이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더하여 기형 혹은 불량이라는 의미도 내재되어 있다. 코브란 이름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이미 다른 영화에서 사용된 바가 있는데 도둑의 이름이었다. 코브가 꿈을 도둑질 하는 인물이라는것과 접점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겨냥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주연들의 극증 이름 앞 글자를 나열하면 DREAMS가 되는데 이정도면 분명 의도된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인셉션은 이미 2002-3년 즈음에 완성이 되어있었지만 여러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 거절당했었다. 놀란 감독의 대표작이 메멘토 말고는 딱히 없어 역량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베트맨비긴즈와 다크나이트라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영화를 모두 흥행시킨 후에야 인셉션을 영화로 만들 수 있었다. 제작사에서 코브역으로 브래드피트와 윌스미스에게도 제안을 했었지만 놀란감독은 처음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낙점해 둔 상태였다. 베트맨비긴즈에서 와타나베켄의 연기를 경험한 바 있는 그는 사이토 역도 이미 그로 낙점해 두고 있었다고 한다.

상상

을 뛰어 넘는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는 매우 어려웠다. 첫 번째 관람했을 때는 현란한 CG와 영상의 향연, 그리고 몰아치는 전개에 숨쉴 틈 없이 넋을 놓고 보았었고, 두 번째가 되어서야 전반적인 이해를 하기 시작했으며, 3번 이상이 되어서야 시나리오에 완전히 몰입하여 상상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탁월하였고 특히 코브 역을 연기했던 디카프리오의 열연에 매료되어 그의 또 다른 출연작을 찾아보게 된 것도 아마 인셉션이 그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일단 시나리오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엄청난 상상력이 기반이 된 이 대단한 시나리오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스크린을 통해 그토록 완벽하게 구현해 낸 것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영화가 이토록 탄탄하게 전개되어 완전한 몰입을 선사했음에도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된 것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열릴 결말이어서 더 완전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꿈과 현실의 경계, 등장 인물들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꿈인지 분간을 하기 힘들어 한 것 처럼 관객들이 영화가 끝이 나고서도 해피엔딩과 세드앤딩을 구별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  감독의 의도였고, 그 의도가  완벽히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테이블 위에 동전을 돌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면 당신은 아직도 이 대작을 보지 않은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단 뜻이다. 일단 당장 보시라. 상상 이상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는 것은 물론 동전을 찾는 당신의 모습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