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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테디셀러가 3D로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라이프 오브 파이

by 무비뷰어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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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출처 : 구글)

맨 부커 상을 수상한 스테디셀러가 (얀 마텔 작, 파이이야기)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 라는 영어 원제 그대로 스크린에서 펼쳐졌다. 와호장룡 등으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안 감독이 원작의 놀라운 이야기를 3D로 재현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점차 사정이 어려워지자 모든걸 정리하고 이민을 가기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항해 도중 태풍을 만나 가족을 모두 잃은 파이는 구명보트에 올라 홀로 살아남고 이후 파이의 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온 작가에게  하나의 이야기와 당시 보험사의 사고조사원에게 전달한 또 다른 이야기, 총 두 가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첫번째- 겨우 보트에 오른 파이 하지만 그 안에는 그 뿐만 아니라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몸을 숨기고 있어 나중에야 발견하게된  또 하나의 주인공인 뱅골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함께 타고 있었다.  기약없는 표류를 하던 중에도 동물들의 먹이사슬이 발동되었고 하이에나는 오랑우탄과 얼룩말을, 그리고 호랑이는 하이에나를 잡아먹어 결국 보트에는 파이와 호랑이만 남게 된다. 호랑이의 위협에 보트를 뺏긴 파이는 뗏목을 만들어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표류하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갖은 경험을 하다 폭풍우에 밀려 어느 섬에 다다르게 되는데 식인을 하는 나무와 곤충들도 가득한 섬이었다. 간신히 섬을 빠져나온 그들은 표류를 거듭하다 겨우 멕시코 해변에 닿게 되어  파이는 사람들에게 구조되고 호랑이는 비틀거리며 수풀속으로 사라진다. 그 두번째- 폭풍우를 만난 파이는 어머니와 다리를 다친 선원 그리고 요리사와 함께 보트에 올라 살아남게 되는데 선원의 부상 염증이 심해지자 요리사가 그의 다리를 잘라내지만 결국 죽고말고, 요리사는 그 살점으로 밑밥삼아 낚시를 하는 잔인함을 보인다. 파이가 거북이를 놓치자 요리사가 파이를 때리기 시작하고 이를 본 어머니가 요리사와 몸싸움을 벌이다 살해를 당하게 되는데 어머니의 시신을 바다에 던지는 요리사의 모습에 격분한 파이가 끝내 요리사를 죽이고 홀로 표류를 하다 멕시코 해변에 닿아 극적으로 구조된다. 

 

스테디셀러

원작 파이 이야기는 40여개국에서 출간되어 10년 이상 꾸준히 팔렸고 약 7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엄청한 기록를 세웠다. 호랑이와 구명보트에서 227일간 함께하는 여정을 그린 이 이야기는 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찬사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작가는 수많은 감독과 제작사가 이 소설을 스크린으로 연출하고자 했지만 소설이 담고있는 의미와 책이기에 가능했던 상상력을 스크린으로는 구현할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안 감독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엄청한 기술력과 전문가들을 통해 3D로 그야말로 재창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색계 등의 영화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미 선보인 바 있는 이안감독이라 소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것도 성공했다. 이 영화는 50회 뉴욕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최초로 상영되었고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마법과도 같은 황홀한 영상미와 원작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고 같은 해인  2013년에 진행된 영화제에서 총 14개 부문의 수상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1월 개봉하였고 이후 2018년에 재개봉 되었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1억 2천만 달러 였지만 총 6억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거둬들였다. 배우들이 인지도가 전혀 없었던 와중에도 한국에서 15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어느 정도 흥행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이후 영화의 영상미와 반전에 가까운 스토리가 소문을 타면서 영화관 밖에서 더 많은 사람을 불러들였다. 

3D

'영상도' 단연 압도적이다. 상상으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이미지를 유려한 색감과 생생한 입체감을 통해 완벽하게 시각화했다. 영화를 보는내내 스크린샷으로 소장하고 싶었던 순간이 셀 수도 없이 많았다. 하나의 이야기였다면 '영상은' 단연 압도적이라 서두에 표현했을 테지만 생각지 못했던 두번째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영상도' 단연 압도적이었다고 고쳐 말하게 되었다. 반전이라고 할 만한 두번째 전개를 통해  첫번째이야기와 두번째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서로 대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정확히는 요리사가 하이에나, 선원은 얼룩말, 어머니는 오랑우탄, 그리고 주인공인 파이가 호랑이가 된다. 사실 영미권에서는 영화의 내용이 어느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인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결말로 여겨졌는데 국내에서는 번역이 실제 보트에서 일어난 일이 두번째 이야기인 것으로 암시하여  관객들에게는 반전의 결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도 관객의 입장에선 두번째가 영화의 진실인 것 같다. 첫번째와는 다르게 두번째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던 파이의 모습과 식인섬에서 식인나무의 입 속에 치아가 있던 것 그리고 멕시코 해변에서 구조를 앞두고 숲 속으로 사라져 버린 호랑이 리쳐드파커 때문이다. 멀어지는 파커의 모습을 보며 흐느끼는 파이의 모습은 또 다른 본인의 모습, 즉 생존을 위해 악의 행위를 해야 했던...하지만 구조된 지금에는 떠나보내야만 하는 또 다른 자아... 무섭고 길었던 바다에서의 시간을 함께 이겨내고 때론 보호 받고 때론 위로 받던 그야말로 본인을 지탱해주던 그를 떠나보내며 미안하고 고마워서 하지만 그럼에도 붙잡을수 없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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