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002년 개봉되었으니 지금으로부터 벌써 21년전에 나온 영화이다. 인상 깊었던 애니메이션을 손꼽으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서도 상위를 다투는 작품 중 하나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명작이다. 현재에도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은 이 영화가 오늘의 리뷰대상이다.
전개
치히로는 부모님과 이사를 가던 길에서 길을 잃고 낯선 터널앞에 다다른다. 부모님은 만류하는 치히로를 달래고 터널로 들어가는데 그 안에는 온갖 음식이 차려진 마을이 있었지만 사람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홀린듯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는 부모님을 두고 잠시 마을을 돌아보던 중 하쿠와 마주치게 된다. 그는 빨리 숨어야 한다며 센을 이끌었고 잠시후 마을에는 요괴들이 득실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어느새 돼지로 변한채 음식을 먹고 있는 부모님이 보였다. 하쿠는 치히로를 마을에 숨기고 마을의 권력자인 마녀 유바바에게 데려간다. 이곳에서 일을 하기로 하고 이름을 센이라 불리게 된 치히로는 어찌된 영문인지 본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며 센으로 이곳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중 오물신이 목욕을 위해 들어오고 모두 이를 꺼려하지만 유바바는 센을 내세워 목욕을 진행한다. 씻는 도중 손잡이를 발견한 센이 이를 뽑아내자 오물이 쏟아져 놔왔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그가 감사의 선물을 전한다. 한편 다친용을 발견하고 그것이 하쿠임을 짐작한 센이 그를 구하자 유바바의 자매인 제니바가 나타나 그가 곧 죽을거라 말한다. 센은 오물신에게 선물받은것을 하쿠에게 먹이자 벌레를 토해내는데 사실 그는 이것때문에 유바바에게 복종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센이 치히로인것을 잊으려하자 늘 하쿠가 그것을 상기시켜주며 보호해줬는데 이번에는 센이 하쿠의 이름을 기억해내자 하쿠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게된다. 부모님을 찾기위해 유바바와 내기를 한 센이 이기면서 부모님을 구해내고 하쿠와 정든 요괴들을 뒤로 한채 처음의 터널로 빠져나오며 치히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제니바가 선물한 머리끈이 있는걸 보면 꿈은 아니었던게 맞다.
그 밖의 이야기
미야자키 하야오의 역작이다. 이 외에도 그의 작품들은 모두 감상할 필요가 있다. 천공의 성 라퓨타나 하울의 움직이는성, 이웃집 토토로 외 수두룩 하다. 그의 작품을 하나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하나만 본 사람은 없을것이다. 하나를 보고 감독에 매료되어 그의 작품을 찾아본 나역시도 그러했다. 그리고 여러 작품들을 경험했고 하나같이 모두 만족했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너무나 좋은 작품들이다. 작가적인 성향뿐아니라 개인적인 성향도 작품들에 골고루 녹아있다. 비행기를 좋아했던 그였기에 대부분의 작품에서 비행기가 등장하고 또한 여성 캐릭터를 추구했기에 모든 영화의 주인공이 여자이다. 늘 작품속에 메세지를 담기를 시도했다. 이 작품에서는 고난과 역경을 통해 성장하고 또한 감정을 배우고 행하면서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주인공을 그려냈다. 부모을 빼앗긴 아무런 힘도 없는 어린 소녀가 조력자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요괴마을에서 홀로 일을 해내며 용기를 얻고, 용기를 통해 행동을 실천하고, 실패와 성공을 모두 경험하 감정을 배워가고 이로써 내면적인 성장을 이뤄내어 마침내 부모님을 되찾아오는 이야기는 아마도 작가이자 감독인 그가 모든 어린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일 것이다. 또한 그건 모든 부모들에게 전하는 메세지일수도 있다. 우리는 어떠한 말과 시선으로 아이들을 보고 있을까. '안돼. 하지마. 넌왜그러니.' 이런것들에 더 익숙한가! 아니면 '괜찮아. 처음엔 다 그래. 그래도 돼. 다시 해보자. 참 잘했어.' 이런 표현에 더 익숙한가! 아이들도 충분히 잘 해낼수 있다. 단지 어른의 시선에서 느리고 부족해 보일 뿐이다. 작가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때론 힘들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성장을 통해서 점차 어른이 되어가는 거란다" 일 것이고 더불어 부모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아이들이 직접 실패하고 성공하며 스스로 배워갈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세요" 일 것이다.
후기
사실 리뷰하기가 참 어렵다. 전반적으로 얘기를 해나가자면 A4용지로 몇 장을 써도 모자를 지경이다. 2시간이 넘는 분량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본다. 20대 초반에 처음 보았는데 그 당시에도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였는데도 너무나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는 몇 번을 봤을지 헤아리기도 힘들 지경인데 최근에 또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심심해 하는 일상을 달래주고자 애니메이션을 보기로 했고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보여주었다. 지금에 와서 다시 보자니 나 또한 뭔가 다르게 오는것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순수함, 용기, 어려움을 겪어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들까지 이제는 부모의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 그 차이였다. 전에는 애니메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왠지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인듯한 인식이 있어서 였던거 같은데 그런 인식이 오류 라는것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란 인물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었고, 아마 그 때부터 그의 작품들을 모두 섭렵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무한하고 대단한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현란한 CG와 액션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따금 이런 동화같은 작품을 보며 마음을 쉬게 해주는것도 분명 필요한 일인것 같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묘' 영화의 음향 감독 관점에서 본 흥행 요소 분석 (0) | 2024.05.21 |
---|---|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2) | 2024.02.16 |
필사즉생 필생즉사 이순신 장군의 '명량' (0) | 2023.02.09 |
반전과 복선의 끝판왕 '셔터아일랜드' (0) | 2023.02.07 |
거대한 스펙터클의 전율, 막시무스 '글래디에이터' (0) | 2023.02.05 |
댓글